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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의 시대_노리나 허츠

☆북리뷰

by mibbm_soo 2023. 9. 10.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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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5

외로움의 원인과 결과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정치적·사회적 질문들의 심장부에 위치한다. 최근 이 사실을 가장 잘 이해한 이들은 포퓰리스트 정치인, 특히 우파 쪽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외로운 사람들에게 해결책을 내미는 정치인이 그들만이어서는 안 된다. 그러기에는 너무 위태롭다.

정치색과 상관없이 모든 정치인이 난제들에 난제들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어떻게 해야 이 사회의 취약 계층이 주변으로 더 밀려나지 않을 수 있을까? 자원이 날로 더 희소해지는 이 시대에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지지와 돌봄을 받고 있다고 느낄까? 그리고 중요하게는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자기와 같은 역사와 문화와 배경을 지닌, 자기와 같아 보이는 사람들에게만이 아니라 자기와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음을 쓰게 할 수 있을까?

날로 흩어지는 이 세계에서 어떻게 해야 사람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까?

아울러 우리의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모든 시민에게 관심을 쏟고 있음을 느끼게 해줄 방법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그리고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포용과 시민성과 관용을 연습할 기회가 충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제는 지역적·전국적·세계적 차원에서의 공동체 재건을 핵심 사업으로 삼겠다고 믿음직스럽게 약속하는 정치인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다.

하지만 외로움이라는 파도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뒤바꾸고 시민들의 공동체 의식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고 우리 사이에 생긴 균열을 매울 방법을 이해하려면 우리는 더 깊이 파고들어 가야 한다. 우리는 어째서 지금이 '외로운 세기'인지를 한층 더 세밀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포퓰리스트가 부르는 세이렌의 노래에 현혹된 이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이 일은 우리의 도시를 살펴보는 데서 시작된다. 지금 도시는 갈수록 고립의 진원지가 되어가고 있다.

p.176

소셜미디어가 우리를 외롭게 만드는 것은 단지 우리가 소셜미디어에서 보내는 시간 때문에 주변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덜 받아서만은 아니다. 소셜미디어가 우리 사회 전체를 더 심술궂고 잔인하게 만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심술궂고 잔인한 세계는 외로운 세계다.

온몸으로 총알을 맞으며 학대로 인한 고통과 그에 따르는 무력감을 동시에 느끼는 사람들이 외로움을 느끼리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디지털 구경꾼들은 그들에게 도움을 주지 않고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이것 또한 우리 모두를 더욱 외롭게 만들기도 한다. 이는 부모가 싸우는 모습, 더 심하게는 가정 폭력을 보고 자란 자녀가 내성적이고 사람들 사이에서 불안해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성향을 키우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분노가 만연한 유해 환경에서 지나치게 오랜 시간을 보내면 우리는 공격을 받는 당사자가 아니어도 그 어느 때보다 심하게 혼자라는 기분에 사로잡힐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유해한 행동을 많이 목격할수록 사회에 대한 신뢰가 전반적으로 감소한다. 앞서봤듯이 이에 따르는 사회적·정치적 파급효과는 크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줄어들수록, 우리는 더 이기적으로 굴고 더 분열되기 때문이다.

p.197

일단 소셜 미디어에 남기로 선택했다면 글을 올리거나 공유할 때 그 글이 잠재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온라인에서 더욱 친절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분노와 분열의 목소리를 멀리하고 온라인 활동의 초점을 다시 다른 데로 돌려야 한다. 잔인한 게시물을 '좋아요'로 찬성하거나 공유하려는 충동을 억제하고, 우리를 하나로 묶어줄 생각과 의식을 북돋는 데 시간을 써야 한다. 우리에게 불쾌한 감정을 불어넣거나 단절감을 부채질하는 사람들을 망설이지말고 차단하거나 언팔로하거나 친구 명단에서 삭제해야 한다. 학교 역시 해야 할 역할이 있다. 학생들이 소셜미디어에서 갖춰야 할 시민성을 교육하고 쇼셜미디어를 건강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한다.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어떤 이에게는 이것이 그저 별 의미없는 요란한 시도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소셜미디어가 광범위하게 외로움과 불행을 조장하고 있다면 그 영향의 일부만이라도 물리치려고 노력할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지 않을까?

p.392

전체적으로는 마음가짐의 변화가 필요한 문제다. 우리는 소비자에서 시민으로, 받는 사람에서 주는 사람으로, 무심한 관찰자에서 적극적인 참여자로 배역을 바꿔야 한다. 노동에서든 가정생활에서든 우정에서든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연습을 하자. 가끔은 우리 자신의 직접적인 이익과 맞지 않아도 공동체에 가장 좋은 선택을 받아들이자. 머리를 난간 위로 내미는 것은 불편한 일이지만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우리 목소리를 내겠다고 다짐하자. 비록 치열한 일상에서 쉽게 잊어버리곤 하겠지만 적극적으로 공감을 실천하겠다고 한 번 더 다짐을 되새기자.

(...)

나는 이 모든 것이 제기하는 도전을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걸음들이 중요하다. 우리가 서로를 돌보는 의무를 게을리할수록(그것은 아픈 환자의 팔을 쓰다듬는 것일 수도 있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친구와 통화하는 것일 수도 있으며, 그저 이웃을 향해 미소를 건네는 일일 수도 있다) 서로를 돌보는 방법을 점차 잊어버리게 될 것이고, 필연적으로 우리 사회는 비인간적으로 변해갈 것이다.

외로운 세기의 해독제는 궁극적으로 우리가 서로를 위해 있어주는 것일 수밖에 없다. 상대가 누구라도 상관없이 말이다. 흩어져가는 세계에서는 우리가 하나가 되고자 한다면 이것은 최소한의 요구다.

☆미쁨책방 이야기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세계의 사람 연결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우리는 늘 마주하지만 깊은 교류를 맺는 사람들은 어쩐지 점차 줄어들어가고 삶 속의 고립감이나 공허함만이 가득한 느낌이 드는 순간이 있다. 영상매체의 좋은 점도 있지만 생각하는 힘, 혹은 공감의 능력을 잃어버리고 때론 즉흥적인 만족과 즐거움을 느끼는 것에 집중하게 되다보면 이런(사고와 공감) 능력은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의 의견을 귀기울여 듣고 나와 다른 의견을 나누거나, 또 책을 읽음으로써 사고의 폭을 넓혀나가는 생각과 성찰의(?)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게 되면 그 영향력을 결국 내 주변과 사회에까지 전파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나 스스로도 유투브 시청 시간이 요즘 늘어나다보니 쉬는 날은 온종일 머리가 '띵'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특히 자각해야 겠단 생각을 한다. 이제는 사고할 시간이다!! 책을 펼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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