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책추천18 [다시보기] 냉정과 열정사이_츠지 히토나리 p.16더 이상 상대를 옭아매는 연애 따위는 하고 싶지 않다.과연 나는 기억을 지울 수 있을까. 아오이를 일상에서 쫓아 내지 못하는 한, 메미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들고양이 같은 그녀에게 화도 내지 못하는 것이다. 그것을 나는, 상대를 옭아매고 싶지 않으니까, 하고 얼버무린다.결국 아오이가 내 마음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이상,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 다시 말해, 난 아직 아오이를 가슴속에서 내몰아 버릴 정도의 연애를 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p.98ㅡ 약속할 수 있니?ㅡ 무슨?ㅡ 내 서른 생일날, 피렌체의 두오모, 쿠폴라 위에서 만나기로, 어때?ㅡ 피렌체의 두오모? 왜 그런 곳에서? 밀라노의 두오모는 안 되니?ㅡ 밀라노 쪽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두오모이고, 피렌.. 2025. 3. 23. [다시 보기] 냉정과 열정사이_에쿠니 가오리 p.148어렸을 때부터 살아온 이 도시에서의 온화한 생활, 그런데 나한테는 모든 것이 소설 속의 얘기처럼 여겨진다. 용감한 우등생이었던 다니엘라가 ㅡ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함께 메렌다를 우물거렸던 다니엘라가 ㅡ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자 이번에는 사랑스런 딸까지 낳았다는 것 모두가, 왠지 수조 속에서 일어난 일들 같았다. 바로 눈앞에 있는데도 손으로는 만질 수 없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저 멀리 떨어진 장소.벌써 오래전부터 그랬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니면 처음부터 그랬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세계는 ㅡ 친구조차 ㅡ 언제나 조금은 먼 장소다. 나 자신과 외부를 차단하는 얇은 막 같은 것.마빈과 나 사이에도 그런 것이 있다.p.152쥰세이는 피식 웃었다. 스무 살이었다. 우리는 대학의 뒤.. 2025. 3. 12. 칼의 노래_김훈 p.105 명량에서, 나는 이긴 것인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적들이 명량으로 몰려왔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적들이 명량에서 죽었다. 남동 썰물에 밀려갔던 적의 시체들이 다시 북서 밀물에 밀려 명량을 뒤덮었다. 죽을 때, 적들은 다들 각자 죽었을 것이다. 적선이 깨어지고 불타서 기울 때 물로 뛰어든 적병들이 모두 적의 깃발 아래에서 익명의 죽음을 죽었다 하더라도, 죽어서 물 위에 뜬 그들의 죽음은 저마다의 죽음처럼 보였다. 적어도, 널빤지에 매달려서 덤벼들다가 내 부하들의 창검과 화살을 받는 순간부터 숨이 끊어질 때까지 그 들의 살아 있는 몸의 고통과 무서움은 각자의 몫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각자의 몫들은 똑같은 고통과 똑같은 무서움이었다하더라도, 서로 소통될 수 없는 저마다의 몫이었을 것이다. .. 2024. 3. 23. 브람스를 좋아하세요···_프랑수아즈 사강 p.85 '오늘 6시에 플레옐 홀에서 아주 좋은 연주회가 있습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어제 일은 죄송했습니다.' 시몽에게서 온 편지였다. 폴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웃은 것은 두 번째 구절 때문이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그 구절이 그녀를 미소짓게 했다. 그것은 열일곱 살 무렵 남자아이들에게서 받곤 했던 그런 종류의 질문이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그 짧은 질문이 그녀에게는 갑자기 거대한 망각 덩어리를, 다시 말해 그녀가 잊고 있던 모든 것,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던 모든 질문을 환기시키는 것처럼 여겨졌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자기 자신 이외의 것, 자기 생활 너머의 것을 좋아할 여유를 그녀가 아직도 갖고 있기는 할까? 물론 그녀는 스탕달을 좋아한다고 말하곤 했고, 실.. 2024. 2. 4. 고립의 시대_노리나 허츠 p.85 외로움의 원인과 결과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정치적·사회적 질문들의 심장부에 위치한다. 최근 이 사실을 가장 잘 이해한 이들은 포퓰리스트 정치인, 특히 우파 쪽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외로운 사람들에게 해결책을 내미는 정치인이 그들만이어서는 안 된다. 그러기에는 너무 위태롭다. 정치색과 상관없이 모든 정치인이 난제들에 난제들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어떻게 해야 이 사회의 취약 계층이 주변으로 더 밀려나지 않을 수 있을까? 자원이 날로 더 희소해지는 이 시대에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지지와 돌봄을 받고 있다고 느낄까? 그리고 중요하게는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자기와 같은 역사와 문화와 배경을 지닌, 자기와 같아 보이는 사람들에게만이 아니라 자기와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음을 쓰게 할 수 있을까?.. 2023. 9. 10. 협상의 기술1_허브코헨 p.40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협상을 하느냐 마느냐 여부는 전적으로 여러분의 마음에 달렸다는 것이다. 그건 다음 질문에 대한 여러분의 답변을 기반으로 정해야 한다. 이런 특정 상황에서 협상이 편한가? 협상이 나의 필요를 충족시키는가? 이 협상의 결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나의 에너지와 시간을 쏟아부을 가치가 있는가? 이 세 질문에 모두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을 때만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여러분은 항상 자신이 처한 상황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자신의 필요에 따라 기회를 고르고 선택하라. 당신의 이익에는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 조작당하거나 위협당하지 말라. p.108 요점은 이렇다. 감정적인 이슈나 숫자로 이야기되는 가격, 비용, 이자율, 급여 같은 구체적인 항목의 경우, 협상에 어려움이 있다면 .. 2023. 6. 15.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