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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말의 진심_최정우

by mibbm_soo 2024. 12. 8.

01

문제 해결도 중요하고 실용적인 대화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전에 상대의 감정을 먼저 헤아리자.

상대의 머리가 아닌 가슴을 향해 내뱉는 말은 큰 울림을 준다.

p.98

너무 지나치게 반응하거나 상대에게 조언하는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 오히려 상대에게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인간 중심 상담기법을 만든 심리학자 칼 로저스에 따르면,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너무 많은 조언을 해주면 부정적 감정과 태도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불필요한 말이나 너무 많은 조언은 대화의 균형을 깨고, 내담자의 자율성과 자기 효능감을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상대에게 자신의 마음을 너무 많이 보여주지 말자. 자신의 느낌과 감정을 모두 전달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줄여보자. 상대의 얘기를 단순히 들어주고 최소한의 반응만 해주는 것도 믿음을 주는 좋은 방법이다.

"때때로 사람들이 원하는 전부는 공감하며 들어주는 귀이다."

캐나다 작가이자 강연자인 로이 베넷의 말이다.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는 큰 위안과 용기를 얻을 수 있다. 굳이 많은 말을 하지 말자. 지나치게 반응하지 말자. 때로는 많은 말보다 진심을 담은 한마디가 더 큰 울림을 준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p.132

심리학자이자 작가인 멜라니 그린버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짜증을 이겨내는 방법은 그것의 이면에 숨어 있는 자신의 재앙적 사고, 즉 부정적 신념을 확인하고, 그러한 부정적 신념에 도전하는 것이다."

재앙적 사고 습관을 멈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와 반대되는 사례를 일부러 떠올려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인사를 했는데 상대가 받아주지 않은 경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가 미처 나를 보지 못했고 여전히 좋은 관계를 이어나갔던 경험을 떠올린다.

(...)

문제는 짜증을 내는 상대가 나보다 약한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부모님, 자녀, 배우자, 친구, 부하직원,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식당 점원, 전화 상담원, 반려견, 반려묘일 수 있다. 그들은 자신에게 없어서 안 될 소중한 사람, 다른 누군가에게 소중한 가족이다. 그들은 당신의 짜증이 아니라 당신의 사랑이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되새겨보자.

p.136

심리학에는 '역화 효과(backfire effect)'라는 개념이 있다. 우리의 믿음에 모순되는 증거와 마주쳤을 때 오히려 기존에 가지고 있는 믿음을 더욱 확고히 하는 경향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첫 번째, 상대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표현한다. 무턱대고 반대부터 하는 사람이지만 그 마음을 이해한다고 반응하면 경계심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두 번째, 상대와 공통된 지점을 찾는다. 상대방이 동의하고 함께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보면 상대의 방어 심리가 줄어들고 협업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 것이다.

나는 아내와 의견 차이가 있을 때, 의견 차이가 없는 것부터 대화를 나누려고 한다. 그러면 아내도 나의 의견을 무조건 부정하고 반대하는 태도를 조금 누그러뜨리는 태도를 보인다.

(...)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I know why the caged bird sings)≫를 쓴 미국의 작가 마야 안젤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들이 당신이 한 말은 잊어버릴 것이고, 당신이 한 행동은 잊어버릴 것이다. 하지만 당신 때문에 느낀 감정은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나의 어떤 말이나 행동이 누군가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지가 중요하다. 상대의 말과 행동에서 느낀 감정은 더 오래 기억에 남아 사람들과의 관계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p.203

통제 욕구가 높은 사람은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을까?

첫 번째, 자율적인 권한을 많이 준다. 미국 노터데임대학교 심리학과의 티모시 저지 교수는 '성격과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공동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통제 욕구가 높은 사람들은 자율적인 권한을 부여받았을 때 동기부여와 성과, 만족도가 더 높고, 스트레스와 불안이 감소한다고 한다.

미국의 인적자원 관리 전문가 수전 히스필드는 "통제 욕구가 높은 팀원에게 권한을 위힘하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통제 욕구가 높은 사람에게 과감히 권한을 넘기면 생각보다 큰 일을 해낼 수 있다.

두 번째, 명백한 피드백을 제공한다. 위의 연구에 따르면, 통제 욕구가 높은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직접적이고 명확한 피드백을 받았을 때 더 만족감을 느끼고, 더 좋은 성과를 낸다. 자신의 행동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제 욕구가 높은 사람들에게는 에둘러 말하지 말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p.211

대화할 때 자기 할 말만 빠르게 하고 마는 사람들은 어떤 심리일까?

첫 번째, 자아도취가 심한 사람들이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비즈니스스쿨 심리학과의 애덤 갈린스키 교수가 공동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자기중심적이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자신의 의견을 빠르게 표현하지만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아도취가 심하고 이기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한다.

두 번째, 공감 능력의 부족이다. 애덤 갈린스키 교수는 '공감하는 수준과 대화에 임하는 자세'라는 주제로도 공동 연구를 진행한 결과, 공감 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고려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방해하고 자신의 관점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대화를 지배하고자 하는 욕구가 더 크다는 것이다.(...)

세 번째, 거절의 두려움이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상대에게 전달하고 설득시키고 싶은 욕구가 높은 사람들이다. 상대가 생각하거나 반격할 틈을 주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인정하게 만들고 싶은 것이다. 상대가 자신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까 봐, 자신의 제안을 거절할까 봐, 자신이 원하는 대로 따라 오지 않을까 봐 상대가 자신과 반대되는 말을 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잠재적인 비판이나 반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을 방어 메커니즘이라고 한다. 대화를 지배한다고 느낌으로써 타인의 부정적인 피드백에 덜 상처받고 상황을 통제하고 싶은 것이다.

p.216

심리학에서 말하는 확증 편향은 검증되지 않은 신념을 갖고 있는 경우, 그러한 신념에 부합하지 않는 정보다 현상을 무시하는 경향을 말한다. 자신의 신념에 확신을 가지고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신의 말이 옳다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피드백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새로운 정보를 들었을 때도 자신의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적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자신의 말이 무조건 맞다는 듯 단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대하면 좋을까?

첫 번째, 질문한다. 당신 말이 틀렸다고 말하기보다 다른 경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해서 상대방이 자신의 믿음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두 번째, 상대가 말하는 것과 반대되는 사례를 꺼낸다. 이것 역시 자신의 믿음이 맞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세 번째, 상대에게 맞서 싸우지 않는다. 쉽지는 않겠지만 최대한 부드럽게 말해본다. 상대방이 너무 깊숙이 자기 확신에 빠져 있다면 특히 공격적인 대응은 피해야 한다. "당신은 왜 매번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해? 나중에 확인해보면 틀린 것도 많아"와 같은 말은 파국으로 치닫을 수 있다. 대화의 주제가 '어떤 사실이 맞고 틀리냐'에서 '너는 항상 틀린 말만 한다'로 바뀌기 때문이다.

자기 확신과 확증 편향에 빠진 사람들에게 곧바로 반박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대화하면서 조금씩 다시 생각해보도록 유도하는 것이 현명하다. 포기하지 말고 계속 시도해보면 상대방도 분명 생각과 태도가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p.223

약속 시간을 습관적으로 어기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첫 번째, 관심받고 싶은 욕구가 높은 사람이다. 약속에 늦거나 계획을 취소하면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좋은 관심이 아닌데도 말이다. 예를 들어 회의 시간에 늦게 나타나는 사람은 제시간에 나타나는 사람보다 더 주목받는다.

두 번째, 일정 관리를 어려워하거나 건망증이 있다. 약속이나 할 일을 잘 잊어버리거나 이동 소요 시간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할 수 있다. 뇌의 전두엽은 계획 수립, 의사 결정, 작업 기억, 주의 집중과 같은 인지 기능을 담당한다. 전두엽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사람은 일정 관리, 약속 이행 등을 처리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세 번째, 수동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일부러 약속을 어기거나 시간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상대를 힘들게 하려는 사람이다. 상대방에게 안 좋은 감정이 있는데 직접 표현하기는 어려운 사람들이 선택하는 간접적인 방법이다. 상대에게 분노와 좌절감을 안겨주기 위한 일종의 소심한 복수다.

☆미쁨책방 이야기

겉으로 표현되는 말과 속의 마음은 늘 같지 않다.

따라서, 오해하지 않게 잘 말하고 또 들리는 대로만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상황과 상대의 성향을 미루어 짐작하여 이해하는 힘을 길러야만 소통에 오해가 적을 것이다.

과연 나는 잘 말하고, 잘 듣고 있는 것일까?

때론 너무 많은 조언으로 누군가를 불편하게 했을 것이며, 때론 마음의 결이 맞지 않는 누군가에게는 응답하지 않기도 했을 것이며, 또 마음이 좋지 않은 날에는 가까운 이들에게 짜증으로 일관한 많은 날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어리석게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단정지었을 내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수많은 날들이 있었을 것이다.

적당한 거리로, 잘 말하고, 잘 듣고, 잘 헤아려 주는 것.

참 쉽지 않음을 느낀다.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