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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끄기의 기술_마크 맨슨

☆북리뷰

by mibbm_soo 2024. 8. 1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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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p.55

삶 자체가 일종의 고통이다. 부자는 부유해서 고통받고 가난한 자는 가난해서 고통받는다. 가족이 없는 자는 가족이 없어서 고통받는다. 가족이 있는 자는 가족으로 인해 고통받는다. 세속적 쾌락을 좇는 자는 세속적 쾌락 때문에 고통받는다. 금욕하는 자는 금욕 때문에 고통받는다. 모든 고통이 동등하다는 게 아니다. 분명히 어떤 고통은 다른 고통보다 더 아프다. 하지만 인간인 이상 누구도 고통을 피할 수는 없다.

(...)

그런데 사실은 이 전제에 문제가 있다. 행복은 답이 있는 방정식이 아니다. 인간의 본성은 불만과 불안을 포함하며, 곧 알게 되겠지만 이것들은 지속적인 행복을 달성하는 데 필수 요소다.

 

 

p.113

엉터리 가치를 선택하면, 다시 말해 자신과 타인에 대해 잘못된 기준을 세우면, 중요하지 않은 것과 삶을 사실상 망가뜨리는 것에 신경을 쓰게 된다. 중요한 것, 즉 삶에 안정감을 주고 그 결과 행복과 즐거움, 성공을 전해주는 것에 신경을 쏟을 수 있다.

진정한 의미의 '자기 계발'이라는 건 곧 더 나은 가치를 우선하는 것이며 더 나은 것에 신경을 쓰는 것이다. 더 나은 것에 신경을 써야 더 나은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나은 문제를 다뤄야 삶이 나아진다.

그렇다면 좋은 가치와 나쁜 가치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좋은 가치는

① 현실에 바탕을 두고 ② 사회에 이로우며 ③ 직접 통제할 수 있다.

나쁜 가치는

① 미신적이고 ② 사회에 해로우며 ③ 직접 통제할 수 없다.

 

 

p.165

사람은 누구나 나름의 가치관에 따라 살아간다. 우리는 그걸 지키고 정당화하고 고집하며 살아간다. 일부러 그러지 않더라도 우리 뇌가 우리를 그렇게 만든다. 앞서 말했듯이, 불합리하게도 우리는 기존 지식과 믿음에 크에 좌우된다. 자기가 착하다고 믿는 사람은 그 믿음과 모순되는 상황을 피하게 된다. 자기가 요리를 잘한다고 믿는 사람은 그 믿음을 스스로에게 증명할 기회를 자꾸만 찾게 된다. 우위를 점하는 건 언제나 믿음이다. 먼저 자신을 보는 관점과 자신에 관한 믿음을 바꾸지 않는다면, 회피와 불안을 극복할 수 없다. 다시 말해, 변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자아를 찾아라'와 같은 말을 따르는 건 위험하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확신이 스스로를 특정한 역할이나 쓸데없는 기대에 옭아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잠재력과 기회를 자기 발로 차버릴 수도 있다. 너 자신을 절대 알지 말라. 그래야 끊임없이 노력해 깨달음을 얻게 되며, 자신의 판단을 과신하지 않고 타인의 생각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다.

 

 

p.178

수많은 작은 실패가 모여 발전을 이룬다. 성공의 크기는 얼마나 많이 실패하느냐에 달려 있다. 어떤 사람이 뭔가를 당신보다 잘한다면, 그건 그 사람이 당신보다 그 일에서 더 많은 실패를 맛봤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어떤 사람이 당신보다 못한다면, 그건 그가 당신보다 배움의 고통을 덜 경험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의 사람이 어느 시점이 되면 실패를 두려워하게 된다. 이때가 되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실패를 피하고 눈앞에 있는 것이나 이미 익숙한 것만을 고수한다. 이런 태도는 우리를 제한하고 억압한다. 어떤 분야에서 진짜로 성공하려면, 실패를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 실패하지 않겠다는 건 성공하지 않겠다는 거나 마찬가지다.

실패를 두려워하게 되는 건 엉터리 가치를 선택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모두가 나를 좋아하게 만들기'라는 기준으로 나 자신을 평가한다면, 난 불안에 떨게 될 것이다. 왜냐면 실패가 내 행동이 아니라, 타인의 행동에 의해 100% 규정되기 때문이다. 이 기준은 내 통제밖에 있다. 따라서 나의 자존감을 다른 사람으의 판단에 맡기는 꼴이 된다. 반면에 '사회생활을 개선하기'를 기준으로 삼으면,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와 무관하게, '타인과 좋은 관계'라는 내 가치에 충실하게 살 수 있다. 이 경우에 내 자존감은 나 자신의 행동과 행복에 의해 결정된다.

(...)

만약 당신이 '세속적 성공'이라는 가치의 기준을 '비싼 집과 멋진 차를 구입하기'로 정한다면, 그리고 그걸 위해 20년 동안 뼈 빠지게 일한다면, 그걸 달성하자마다 당신의 기준은 아무런 쓸모가 없어진다. 그리고 곧장 중년의 위기가 닥칠 것이다. 왜냐면 당신의 삶에 동력을 불어넣던 문제가 방금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성장하고 발전할 다른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

이보다 더 나은 가치는 과정을 지향한다. '정직'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기준인 '타인에게 나를 솔직하게 표현하기'라는 과제에 완결 같은 건 없다. 이것은 계속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문제다. 모든 새로운 대화와 새로운 관계가 솔직한 표현을 하기 위한 도전이자 기회다. 이 가치는 일생 동안 끝없이 계속되는 과정이다.

(...)

피카소가 노년에도 카페에 앉아 냅킨에 그림을 휘갈기며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이유, 그것이 바로 그가 성공한 이유다. 피카소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치는 단순하고 소박하며, 끝이 없는 것이었다. 그 가치는 바로 '꾸밈없는 표현'이었다. 그가 냅킨에 휘갈겨 그린 그림조차 가치 있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p.189

● 행동 → 자극 → 동기

 

동기가 부족해서 인생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뭔가를 하라. 뭐라도 말이다. 그다음 행동의 반응을 활용해서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라.

난 이걸 '뭐라도 해' 원리라고 부른다.

(...)

작가 팀 페리스는 70편이 넘는 소설을 쓴 소설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떻게 그렇게 꾸준히 작품을 쓰면서 영감과 동기를 잃지 않을 수 있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소설가는 이렇게 답했다. "전 쓰레기 같은 단어 200개를 쓰다 보면, 종종 쓰는 행위 자체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했다. 이걸 알기 전에는 종이에 수천 단어를 쓰곤 했다고 한다.

'뭐라도 해'원리를 따르면, 실패가 하찮게 느껴진다. 모든 결과가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성공의 기준은 그저 행동하는 것이며, 자극은 전제조건이 아니라 보상이다. 우리는 자유롭게 실패하고, 실패는 또다시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

'뭐라도 해' 원리는 우물쭈물하는 버릇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가치관을 받아들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

행동은 언제나 손이 닿는 곳에 있다. 그저 뭐라도 하는 걸 성공의 기준으로 받아들인다면, 실패 조자도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p.214

허물어진 신뢰를 다시 쌓으려면 무조건 다음 단계들을 따라야 한다.

 

  1. 신뢰를 깬 사람의 어떤 가치관 때문에 불화가 생겼는지를 인정하고 실토한다.
  2. 신뢰를 깬 사람이 오랫동안 일관되게 나아진 모습을 보인다.

 

이 중 첫 단계가 없으면, 화해는 시도조차 할 수 없다.

신뢰는 사기그릇과 같다. 처음 깨뜨렸을 때는 조심조심 다시 붙일 수 있다. 하지만 또 한 번 깨뜨렸을 때는 조각조각 깨져서 다시 붙이는 데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렇게 여러 번 깨뜨리다 보면 결국엔 다시는 붙일 수 없게 산산이 흩어지고 만다. 세상엔 깨진 조각과 가루가 너무도 많다.

 

 

p.217

지난 몇 년 동안, 내 개인사에서 가장 큰 사건을 꼽으라면 몰입을 선택한 것을 들 수 있다. 난 내 인생 최고의 사람들과 경험, 가치를 제외한 나머지 것은 전부 거부하기로 했다. 사업 계획을 전부 접고 글쓰기에만 집중했다. 그 뒤로 내 홈페이지는 그전까지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인기를 얻었다. 오랫동안 한 여성에게 헌신하자, 놀랍게도 어떤 단기적 만남에서도 얻을 수 없었던 값진 보상을 받게 되었다. 한 지역에 정착하자, 소중하고 진실하며 건전한 친구 몇몇에게 전념하게 되었다.

직관에 완전히 반하는 내 발견은 몰입 안에 자유와 해방이 있다는 것이다. 내게 정말로 중요한 것을 선택해 집중하고 정신 사납게 하는 온갖 대안을 거부함으로써 난 더 많은 기회와 더 좋은 것을 얻었다.

몰입할 때 자유를 얻는 까닭은, 더는 사소하고 하찮은 일에 흔들리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몰입하면 자유로운 까닭은, 중요한 일에 집중해 정신을 가다듬는 게 건강과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몰입하면 결정을 내리기 쉬워지고 좋은 것을 놓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떨칠 수 있다. 지금 내게 있는 게 충분히 좋다는 걸 안다면, 무엇 때문에 마냥 더 좋은 것을 쫓아다니느라 스트레스를 받겠는가? 몰입하면 아주 중요한 몇 가지 목표에 집중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다른 방법으로는 얻을 수 없는 대단한 성공을 이뤄낼 수 있다.

이처럼 대안을 거부할 때 우리는 자유를 얻는다. 다시 말해,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와 자신이 선택한 기준에 어긋나는 것을 거부할 때, 깊이 없이 폭넓은 경험만을 추구하기를 거부할 때, 우리는 자유로워진다.

그래, 어린 시절에는 경험의 폭을 넓히는 게 바람직하다. 아마 필수라 해도 좋을 거다. 결국엔 세상을 폭넓게 경험하면서 내 모든 걸 바칠 만큼 가치 있는 게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 하지만 황금이 묻혀 있는 곳은 깊다. 뭔가에 끊임없이 몰입해 깊이 파고들어 그걸 캐내야 한다. 관계, 직업, 훌륭한 생활 방식을 만들기를 비롯한 모든 일에서 마찬가지다.

 

 

p.231

자신이 결국 소멸하리라는 사실을 정면으로 마주해보는 게 중요한 이유는, 그 행위가 덧없고 피상적인 엉터리 가치를 삶에서 싹 없애주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돈을 더 버느라, 명성을 조금 더 얻고 주목을 조금 더 받느라, 또는 자기가 옳거나 사랑받고 있다는 걸 조금 더 확신하느라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축내는 동안, 죽음은 우리에게 훨씬 더 고통스럽고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

내가 세상을 떠나면,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까? 더 나아질까? 나는 어떤 흔적을 남길 것인가? 어떤 영향을 남길 것인가? 사람들은 아프리카에서 나비 한 마리가 날갯짓을 하면 플로리다에 허리케인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하는데, 내가 지나간 길에 어떤 허리케인을 남길 것인가?

어니스트 베커가 지적했듯이,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질문은 오직 이것뿐이다. 그건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에 관해 생각하기를 피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힘들다. 둘째, 겁난다. 셋째, 우리는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

이 질문을 피하는 건 온갖 종류의 하찮은 가치관이 두뇌를 장악해 욕구와 포부를 지배하게 두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죽음을 늘 의식하지 않는다면, 하찮은 것이 중요해 보이고, 중요한 것이 하찮게 보일 것이다.

죽음은 우리가 유일하게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이다. 요컨대, 죽음은 다른 모든 가치와 결정의 방향을 정해주는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물어야 하지만 절대 묻지 않는 모든 질문에 대한 올바른 답이다. 죽음을 마음 편히 받아들이는 유일한 길은 자신을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로 여기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걸 넘어서는 가치를, 단순하고 직접적이며 통제할 수 있고 혼란한 이 세계에 적합한 가치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것이 모든 행복의 뿌리다.

(...)

너 자신보다 대단한 것에 신경 써라. 자신이 거대한 영원의 일부임을, 자신의 삶이 이해할 수 없는 위대한 생성의 일부를 이루는 과정일 뿐임을 받아들여라.

 

 

p.233

현대인의 정신 구조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물질적으로 대단히 풍요롭지만, 정신적으로는 온갖 천박하고 저질스러운 것들에 시달린다. 사람들은 자기 책임을 저버린 채, 사회가 자기 기분과 감정을 맞춰주길 바란다. 제멋대로 자기가 뭐든 안다고 확신한 뒤, 말 같지도 않은 대의명분을 내세워 다른 사람에게 자기 생각을 강요한다. 거짓 우월감에 도취한 사람들은 괜히 가치 있는 일을 했다가 실패하면 망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태와 무기력에 빠져든다.

현대인이 이런 정신 상태를 애지중지한 결과, 뭔가를 가질 자격이 없으면서도 자기가 그걸 가질 자격이 있다 믿는 사람들, 그리고 치러야 할 대가를 치르지 않고도 자기가 그걸 가질 권리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실제로는 아무것도 한 게 없는 자들이 스스로를 전문가, 사업가, 발명가, 혁신가, 이단아, 선생님이라고 일컫는다. 이들이 이런 깃을 하는 건, 실제로 자기가 다른 어떤 사람보다 대단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라, 특별한 것만을 떠들어 대는 세상에서 인정받으려면 자기가 대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의 문화는 주목받는 것과 성공이 마치 하나인 것처럼 취급한다. 하지만 둘은 다르다.

당신은 이미 대단하다. 당신이 알 건 모르건, 다른 사람이 알 건 모르건 간에.(...)

당신이 대단한 건, 끝없는 혼란과 피할 수 없는 죽음 앞에서도, 어디에 신경을 쓰고 어디에 신경을 끌지를 계속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삶을 살아가며 나름의 가치를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는 이 단순한 사실이 이미 당신을 아름답고 성공적이며 사랑받는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심지어 당신이 깨닫지 못했을지라도.

당신도 남들처럼 죽을 것이다. 그리고 그건 당신도 남들처럼 운 좋게 지금까지 살아 있기 때문이다. 잘 모르겠다고? 기회가 되면 벼랑 끝에 한번 서보라. 그러면 알게 될 것이다.

부코스키가 말했다. "우리는 다 죽는다. 우리 모두가. 저런!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인생의 사소한 문제에 벌벌 떨고 기죽는다. 아무것도 아닌 게 우리를 먹어 치운단 말이다."

 

 

p.234

그날 밤 호숫가에서, 나는 구급대가 내 친구 조시를 호수에서 건져내는 장면을 봤다. 기억난다. 그리고 텍사스의 칠흑 같은 밤을 응시했을 때, 내 자아가 천천히 그 안으로 녹아 없어지는 걸 봤다. 조시의 죽음은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걸 내게 가르쳐 줬다. 그래, 그 이후 난 오늘을 즐기고, 내 선택에 책임을 지며, 남 신경 쓰지 않고 내 꿈을 좇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들은 더 심오하고 근본적인 교훈의 부수적인 효과다. 그리고 근본적인 교훈은 바로 이것이다. 겁낼 것 없다. 전혀. 그리고 이 깨달음을 마음의 정중앙에 놓는 데 도움이 되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거듭 상기하는 것이다. 방법은 다양하다. 명상을 하거나 철학 책을 읽어도 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절벽에 서는 것처럼 미친 짓을 해도 된다. 나는 죽음을 받아들이고 나의 덧없음을 이해한 뒤로 모든 게 쉬워졌다. 이를테면 중독에서 벗어나고, 나의 허세에 확인해 맞섰으며, 내 문제를 책임지게 되었다. 또한 두려움과 의심으로 인한 고통이 가벼워졌고, 실패와 거절을 받아들이기가 수월해졌다. 이 모든 것이 언젠가는 내가 죽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 덕이었다. 어둠을 깊이 들여다볼수록, 삶이 밝아지고, 세상이 고요해지며, 어떤 것에건 무의식적으로 저항하는 습관이 줄어든다.

 

 

p.235

바위를 건너 등산로로 돌아가는데, 한 남자가 나를 바라보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난 멈춰 서서 그와 눈인사를 한다.

"음, 좀 전에 저기 벼랑 끝에 앉아 있더군요." 그가 호주 특유의 억양으로 말하며 남극 방향을 가리킨다.

"네, 경치가 정말 멋지죠?"난 미소 짓는다. 그는 웃지 않는다. 표정이 심각하다. 난 반바지에 손을 턴다. 자신을 내려놓은 여운이 아직 남아서인지 몸이 윙윙거린다.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호주 남자는 잠시 선 채로 머뭇거린다. 여전히 나를 보고 있는데, 무슨 말을 할지 궁리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잠시 뒤, 그가 조심스럽게 입을 뗀다.

"괜찮아요? 기분은 좀 어떤가요?"

난 미소를 잃지 않으며 잠시 뜸을 들인다. "살아 있는 느낌이 드네요."

그는 의심을 거두고 대신 미소를 보인다. 고개를 살짝 끄덕인 뒤, 산 길을 따라 내려간다. 난 꼭대기에서 경치를 감상하며 친구들이 올라오기를 기다린다.

 

 

 

☆미쁨책방 이야기

언제나 책은 나에게 마치 '넌 지금 이 이야기가 힘이 될 거야!'라며 말을 거는 친구와 같은 존재임을 느낀다. 새로운 환경에서 신경 쓸 것이 많아 머릿속이 복잡한 지금의 시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고 쉬는 날도 복잡한 생각으로 맘 편히 쉴 수 없는 상황임에도 책을 잡은 것에는 나 역시 책을 통해 어떤 위로나 격려나 깨달음을 얻기 위한 목적의 무의식적 행위였다.

역시 책은 옳았다.

너무 많은 생각보다는 무엇이든 행동을 하고 그것에서 오는 반응을 활용해 서서히 동기가 생기도록 방법을 바꿔보라는 역설적 기법(?)의 내용을 삶에 적용해 보기로 했다. 실은 이미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었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가급적 아무 생각 하지 않고 익숙해질 때까지는 회피할 수 없는 일이기에 그냥 해오다 소진이 올듯해 마치 친한 친구에게 무슨 말이라도 좀 해달라는 의미로 아무 책이나 끌리는 제목을 보고 잡은 것이다. 이렇게 나는 책을 통해 또 '너! 지금 잘하고 있는 거야!'라는 무언의 격려를 얻었다.

 

어느 인터뷰에서 피겨선수 김연아에게 누군가 물었다. 연습할 때 무슨 생각을 하냐고. 그랬더니 김연아는 '생각이요? 그냥 하는 거예요!'라 말했다. 난 그때 나보다 한참이나 어린 김연아 선수가 참 대단한 멘탈을 지녔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하는 세계적인 대회를 준비하면서 수천 번 수만 번 불안감과 두려움이 엄습하고 오만가지 생각이 자신을 괴롭혔을 텐데도 스스로의 생각을 통제하고 단순화시켜 몰입하는 그 힘이 난 참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요컨대,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이 사실이 나는 때론 두렵고 불안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조금은 그 사실을 더 자주 상기시켜보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누리고 있는 것에 감사하며, 내가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로 삼아야겠다.

 

삶은 유한하기에 나에게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인식하고 그것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가자!

훗날 후회가 남지 않게 노력하되, 나를 괴롭히는 복잡한 생각을 멀리하며, 오늘의 살아있음에 감사하자!

어떤 거대할 것 같은 문제도 실은 사소한 것에 불과할 수 있음을 알아차리고, 삶의 본질을 파악하자!

 

뒤죽박죽 잘 정리되지 않지만.

결론! 이 글도, 너무 잘 쓰려고 하지 말자.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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