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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문답법_피터버고 지언, 제임스 린지 p.45 【나쁜 것을 나쁜 줄 알면서도 원하는 사람은 없다】 (...) 상대가 나쁜 의도를 가졌다고 짐작하면 대화는 숨막히게 답답해진다. 그 순간 협력은 중단되고, 대화를 통해 진실에 도달할 가망은 희박해진다. 또 상대방이 내 말에서 가시를 느끼면서 방어적으로 나오기 쉽다. 설상가상으로, 방어적인 자세가 되면 믿음을 바꾸기도 더 어려워진다. 하지만 대화에 더 악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따로 있다. 바로 나도 상대방의 말을 잘 안듣게 된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의도를 꼭 추측해야겠다면, 하나만 하자. 상대방의 의도는 내 생각보다 더 좋으리라는 추측이다.(...) ​ 1. 상대방이 내 의도를 의심할 때 굳이 반론하지 않는다. 그 대신 대화의 초점을 '의도'가 아닌 '추론'으로 옮겨간다. 이렇게 말한다. "저는 정.. 2021. 12. 24.
내 안의 어린아이가 울고 있다_니콜 르페라 p.201 볼비는 애착이란 아기의 사회적, 정서적, 인지적 발달에 필수요소라고 결론 내렸다. 발달심리학자 메리 에인스워스는 볼비의 연구를 계속 이어가서 낯선 상황 분류 기법을 개발했다. 이러한 기법은 엄마가 잠시 방을 나갔다가 돌아왔을 때(때로는 아이가 낯선 사람과 함께 남았을 때) 아이의 반응을 관찰해서 각기 다른 애착 유형을 평가하는 것이었다. 부모가 아이 곁에서 안전한 지지 기반이 되어줄 때가 가장 이상적이다. 이때 아이는 부모와 잠시 떨어져도 안정을 찾자마자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놀고 탐색한다.(...) 에인스워스와 그녀의 동료들은 생후 18개월 동안 나타나는 네 가지 애착 유형을 관찰해서 요약했다. 1. 안정애착: 안정적으로 애착 형성이 잘된 아기는 엄마가 방을 떠난 후에 잠시 당황하지만 빠르게 .. 2021. 12. 19.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_김원영 p.241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할 의무를 진다는 것은 그저 장애인을 배려하라는 말이 아니라, 장애인이 신체적, 정신적 특성을 가지고 오랜 기간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존중하라는 요구와도 같다. 따라서 합리적/정당한 편의 제공은 장애인이 사회적 자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서 자원 분배를 평등하게 하는 정의 실현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정의만의 문제라면, 계단이 10개 있는 회사에 장애인이 다니게 되었을 때 동료 직원들이 그 장애인을 번쩍 안거나 업어서 사무실까지 옮겨주는 것만으로도 '정당한' 편의 제공이 성립할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은 '정당한 편의 제공'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그런 방식은 장애인을 사무실로 들어가게는 하지만, 그가 휠체어를 자기 몸의 .. 2021. 12. 5.
나이듦, 그 편견을 넘어서기_조 앤 젠킨스 p.292 자아 ​ 나이가 들었을 때, 우리들 대부분은 계속해서 사회에 필요하고 영감을 주는 자산으로 받아들여지기를 원한다. 우리는 아이들어가는 것보다 살아가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목표와 꿈이 있으며, 삶의 목적을 찾아서 성취하려는 단호한 결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각자의 개인적 성취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할 때에 종종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을 못하게 하거나 극단적으로 어렵게 만드는 장애물과 맞닥뜨리게 된다. 이러한 장애물 가운데 일부는 문화적인 것이며, 일부는 행동적인 것이고, 또 다른 일부는 제도적인 것이다. 나이듦의 편견을 넘어서는 것에는 이러한 장애물과 끝까지 싸워 우리가 원하는 대로 살고 나이 드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을 가로막는 제도들을 바꾸어나가는 것이 포함.. 2021. 11. 28.
감정이 아니라고 말할 때_성유미 p.198 슬픔, 그것은 곧 '내가 많이 아팠었구나' 공감해 주는 것이다. 슬픔을 '체감'하는 과정은 과거에서 현재로 빠져나오는 유일한 통로이다. 나를 아프게 했던 것들을 온몸으로 절절히 느끼는 바로 그때가 슬픔을 녹여 내는 시간이다. 그래서 슬픔은 '슬픈 느낌의 순간'이라기보다는 일련의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행해지는 '의식적 행위'에 가깝다. 감정 격동으 물살을 고스란히 느끼면서도 의식을 놓치지 않는다. 피하지도 숨지도 않고, 차가우면 차가운 대로, 물살이 세면 센 대로 그대로 느낀다. 빠져나오는 동안 힘이 빠져 버리고 허탈해지는 게 아니라, 그전보다 탄탄해진 마음의 근육을 선물로 얻게 된다. 슬픔이 마음의 소금으로서 '자양분'이 된다는 것은 그런 의미이다.(...) 아름다운 슬픔은 우리로 하여금 뒤를.. 2021. 11. 22.
믿는 인간에 대하여_한동일 p.30 예루살렘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각자 자기 종교에 따라 회당을, 교회를, 성당을, 모스크를 찾아가고, 그 안에서 자기의 염원과 바람을 담은 기도를 성심성의껏 올립니다. 그래서 그곳에 있다 보면 세상에 이렇게 종교적인 나라가 어디 있을까, 모두 신에게 무엇을 그토록 바라는 걸까,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봅니다. 이제는 신에게 끊임없이 무엇을 해달라고 보채는 기도에서 벗어나 내가 누구인지, 나는 의롭게 잘 살아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성찰의 기도가 필요하지 않은가 하고요. 나의 이웃, 생각의 어른을 밖에서 찾고 바랄 것이 아니라 내가 그런 이웃이, 어른이 되어줄 수 있는지를 되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Quod non possint ibi verae esse virtutes.. 2021.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