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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상실_에노모토 히로아키 p.110 속죄의 죄책감 ​ 애증 병존의 애착 관계는 왜 죄책감에 빠지기 쉬운가? 이에 대해서는 몇 가지 요인을 지적할 수 있다. 첫째, 애착 대상에게 애증의 양가감정을 품고 있던 경우, 자신의 증오심이 대상을 죽게 만들었다는 기분이 들어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특히 '저런 부모는 없는 게 낫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면, 자신이 바라왔던 부모의 부재가 실현되기 때문에 극심한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둘째, 애착 대상에게 향하던 애증의 양가감정 중 증오만이 대상의 죽음으로 충족되고 애정은 그대로 남게 된다. 따라서 실제로는 좋은 면만이 아니라 그렇지 않은 부분도 많은 사람이었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기억 속에서는 실제보다 미화되고 그런 대상을 증오하던 자신을 책망하게 된다. 오코노기는 이런 심리를 '속.. 2021. 11. 10.
럭키_김도윤 p.62 인간에겐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게 많아요. 타고난 유전자도 그렇고, 내가 성장해온 환경도 마찬가지죠. 그걸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게 책이에요. 제가 연봉10억이 될 수 있었던 비결도 다 책에 있었어요. 책을 읽고 똑똑한 사람을 만나 대화하면서 인생 역전을 할 수 있었어요. 살다보면 운은 정말 찾아와요. 문제는 그걸 제대로 잡지 못한다는 거죠. 운이 들어올 기회를 놓친다는 건 판단력이 떨어진다는 얘기에요. 의사결정을 잘하지 못하는 거죠. 그런데 이 판단력을 높이고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게 책이에요. 식상한 답 같지만 이게 정답이에요. 사람들은 특이한 비법 같은 것을 찾고 싶어 하지만 세상에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지금도 계급이 되물림되는 세상이죠. 그래서 중산층으로 태어.. 2021. 11. 6.
데미안_헤르만 헤세 p.193 "태어나는 것은 언제나 힘든 일이지요. 새도 알을 깨고 나오려면 온힘을 다해야 한다는 걸 당신도 잘 알잖아요. 돌이켜 자신에게 한번 물어보세요. 대체 그 길은 그렇게도 어려웠던가? 그저 어렵기만 했던가? 아름답기도 하지 않았는가? 당신은 보다 더 아름답고 더 쉬운 길을 알고 있나요? 나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잠에 취한 듯 말했다. "어려웠어요. 꿈이 올 때까지는요." 그녀는 머리를 끄덕이면서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래요. 자신의 꿈을 발견해야 해요. 그러면 길은 한층 쉬어지죠. 하지만 영원히 계속되는 꿈이란 없어요. 계속 새로운 꿈으로 교체되지요. 그러니 어떤 꿈에도 집착해서는 안 돼요." ​ p.222 내가 전장으로 갔을 때는 초겨울이었다. 사방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는 총소리에도 불구.. 2021. 10. 31.
심리학카페_선안남 p.72 정신과 의사인 김혜남 씨가 쓴 책 를 읽어보자.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주 우울 밑에 응축된 놀라운 집중력과 창조력을 못 보고 지나가고, 이를 홀로 딛고 일어났을 때 내면에 쌓이는 힘을 못 보고 지나가게 되는 점을 알게 된다. ​ ······그러므로 우울은 새롭게 부딪치는 문제에 대해 정보 처리 과정을 집중시켜 막힌 부분을 풀려는 무의식적인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즉 우울은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에 무언가 문제가 있음을 알리는 심리적 신호이며,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과정인 것이다. 그러니 우울에 빠져 흥미도 없고 활동량이 줄어들 때는 새로운 변화를 위해 암중모색의 시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비록 겉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상태처럼 보인다 해도 내면적으로는 매우 많은 일이 일어나.. 2021. 10. 11.
두근두근 내 인생_김애란 p.50 "제가 뭘 해드리면 좋을까요?" 아버지가 멀뚱 나를 쳐다봤다. 그러곤 뭔가 고민하다 차분하게 답했다. "네가 뭘 해야 좋을지 나도 모르지만, 네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좀 알지." "그게 뭔데요?" "미안해하지 않는 거야." "왜요?" "사람이 누군가를 위해 슬퍼할 수 있다는 건," "네." "흔치 않은 일이니까······" "........" "네가 나의 슬픔이라 기쁘다, 나는." ​ p.96 나는 빨리 늙는 병에 걸렸지만, 세상 어디에도 늙음 자체를 치료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걸 알았다. 노화도 병이라면, 그건 사람이 절대 고칠 수 없는 것 중 하나였다. 그건 마치 죽음을 치료한단 말과 같은 거니까······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노화 뒤로 줄줄이 따라붙는 증상들을 밝혀내고, 장기가 상해.. 2021. 10. 3.
결핍의 힘_최준영 p. 65 깊어가는 가을밤, 몸살감기에 신음하며 어머니를 추억한다. 여주 신륵사 정자에 앉아 찬찬히 여강을 바라볼 때면 강에서 슬며시 어머니가 올라오신다. 그리고 한마디 하신다. 내려놓으라고, 내려놓아서 편해지라고 말씀하신다. 나눌 수 있는 건 아낌없이 나누라고, 나누어서 마침내 세상과 하나가 되라고. 천년 고찰의 강변 정자에 서면 먼 옛날 노래한 나옹선사의 시가 저절로 떠오른다. ​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칭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 - 나옹선사, 전문 - ​ p.200 .. 2021. 9. 22.